당신의 유저리서치가 리서치로 끝나는 이유

세상의 UX

2024. 11. 29.

고객을 알고 있다는 착각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안갯속을 항해하는 것과 같다. 수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필요할 것이라고 믿음은 굳건하고, 고객이 원하는 걸 알고 제품에 반영하면 매출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 마케팅팀이 요즘 트랜드라며 여러 가지 캠페인을 제시한다. 매출이 안 나는 이유는 광고비를 덜 태워서란다. 아무런 성과 없이 타들어 가는 광고비를 보고 있자니 내 속도 타들어 가는 것만 같다.

왜 계속 이런 ‘헛스윙’만 하게 되는 것일까?

고객을 안다는 것의 의미가 굉장히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의 답변, 인터뷰의 응답 등으로  ‘우리 고객은 이렇다.’ 라고 단정 짓는다.

우리는 고객을 안다고 하지만 사실은 고객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젠 ‘헛스윙’말고 홈런을 치고 싶다.


'내 운전 실력 정도면 평균 이상이지!'

스웨덴의 심리학자 올라 스벤손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응답자(스웨덴, 미국)의 90% 이상이 본인 스스로 평균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답했다.이런 상황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나 정도면 군 생활 안갯속을 쳤지.”
나 정도면 그래도 능력 있는 개발자야.”
“나 정도 외모면 그래도 평균 이상이지.”

하지만 연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나의 운전실력과 타인의 운전 실력을 비교할 수 없다. 비교를 위한 판단 기준이 없는 것이다. 모두가 평균보다 운전을 잘한다면 누가 평균 밑이란 말인가?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응답자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았거나 올바른 답변을 할 최소한의 기준이 없었던 것이다. 나와 타인의 운전실력을 비교할 때 사람들은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본인을 평가할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티안 마두베르크와 미켈 마스무센에 따르면 이러한 시장 조사는 소비자의 인식을 ‘캐묻고’ 이것이 소비자의 인식이라고 결론짓는다고 말한다. ‘답정너’가 따로 없다. 이렇게 기준이 부재한 질문을 설계하고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 고객의 답변 = 고객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결과 ]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응답자가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는 전제가 무너지면 답변의 결과 또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식의 질문들은 더 있다.

“ 우리 서비스가 얼마나 좋죠? “
“왜 커피보다 스무디를 좋아하세요? ”
“어떤 스마트폰이 제일 좋은 것 같으신가요? ”

제대로 유저리서치를 하는 방법


“헛스윙”을 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제대로 유저리서치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1. 뚜렷한 목적, 2. 명확한 타겟, 3. 정교한 리서치 설계 및 실행, 그리고 4. 날카로운 분석이 필요하다.

1. 뚜렷한 목적
유저리서치를 진행하는 배경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운영 중인 제품에 대해 유저리서치를 수행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서비스/제품의 개선이다. 그래서 해당 유저리서치를 통해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날카롭게 정해야 한다.

또한 날카롭게 정의한 1~2가지의 문제만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구성해야 한다. 제품이 필요할 문제일수록 타겟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간혹 한 번의 리서치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사결정권자들이 있다. “기왕 돈 쓰는 거 한 번에 다 처리하면 좋잖아? “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만 낳을 확률이 높다. “첫술에 배부르랴? “ 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2. 명확한 타겟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하게 정의 되었다면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줄 타겟도 명확해야 한다. 의류 커머스 회사에서 낮은 객단가를 개선하고자 유저리서치를 실시한다고 하자. 모든 구매 회원을 무작위로 조사해야 할까? 그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으나 더욱 날카로운 리서치가 되려면 대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목표로 하는 객단가(예를 들어 5만 원)에 못 미치는 고객들, 인구통계학적 기준, 재구매 여부,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 등의 요소들을 적용하여 필터링 된 타겟을 리서치 하는 것이 더 명확한 조사가 될 것이다.

3. 정교한 리서치 설계 및 실행 
앞서 기준 없는 질문들은 고객에 대한 이해를 저해한다고 했다.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는 최대한 응답자가 편향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인 응답을 수집하도록 리서치를 설계해야 한다.

아래 문항들을 보자.

1)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하셨나요?
2)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1)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2)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하셨나요?

똑같은 질문들을 순서만 바꿨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질문끼리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연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응답자라면 데이트의 빈도가 행복을 묻는 답변에 영향을 줄 것이다.

어떤 조사는 얼마인지도 말하지 않고 대뜸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구매하고 싶으냐고 물어보는 예도 있다. 이 경우 제대로 된 응답이 나오기 힘들다. 응답자가 왜 그런 응답을 했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4. 날카로운 분석
리서치를 마치면 우리는 데이터를 얻는다. 하지만 데이터 자체는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 마치 아직 요리하지 않은 음식재료와 같다. 요리의 반은 좋은 음식재료라고 했던가? 좋은 음식재료는 수행하는 리서치에 대한 뚜렷한 목적과 정교한 설계로서 얻어진다. 이 두 가지만 충족해도 우리의 목표의 반은 이룬 것이다. 여기에 분석이라는 조리를 더할 때 비로소 요리가 완성된다.


유저리서치는 계속 되어야 한다.

앞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안개 속을 항해하는 것과 같다는 표현을 썼다. 고객과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파도와 같다. 반면, 리서치는 나침판 같다. 우리는 안개속을 항해하며 매 순간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확인해야 길을 잃지 않는다. 잘 설계된 시의적절한 리서치는 우리의 항해길을 보다 밝게 비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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