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현직자 인터뷰 ep.5 -콴다 이철희유저 인사이트 리드님

유저스푼

2025. 3. 7.

유저스푼의 찾아가는 UX현직자 인터뷰, 유.터.뷰


안녕하세요, 유저스푼의 찾아가는 UX 현직자 인터뷰, 유. 터. 뷰에서 다섯 번째로 모실 분은 콴다의 유저 인사이트 팀 리드이신 이철희 님이십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10년 차 UX 리서처가 전하는 커리어와 실무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자기소개

Q. 안녕하세요 철희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콴다라는 교육 앱을 운영하고 있는 매스프레소에서 유저인사이트팀 리드를 맡고 있는 이철희라고 합니다. 

[ 콴다 유저인사이트 팀 리드 이철희 님 ]

학창시절 / 커리어

Q. 정치학을 전공하셨던데 UX리서처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제 첫 커리어는 마케팅 리서처였어요.. 정성조사 전문 리서치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탄산음료 회사의 광고 시안 테스트 프로젝트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소비자 조사를 통해 도출한 인사이트를 디브리핑하는 과정은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 있어요. 당시 광고 에이전시는 자신들이 만든 광고가 왜 탄생했는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이것이 어떻게 효과를 볼 것인지에 대해 열렬히 설명하며 고객사를 설득하려했어요. 하지만 정성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들의 예상과 달랐습니다. 소비자들은 해당 광고를 선호하지 않았고, 그 이유 또한 명확했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저는 시니어 리더와 기업 임원진이 자리한 회의에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대변했어요. 사회 초년생이었던 제 의견이 단순한 개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팩트로서 전달되었고, 그 의견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의 목소리는 기업의 전략적 판단을 좌우할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사실이 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데이터로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끄는 역할에 깊이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페이스북 등과 같은 디지털 환경이 늘어남에 따라 UX 분야가 주목을 받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UX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결국, 사용자의 경험을 연구하고 그 가치를 전달하는 UX 리서처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업무/협업

Q. 목적과 상황에 맞는 UX리서치 기법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해야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질문의 요지는 ‘UX 리서치 기법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하는 점’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저는 항상 ‘현재 주어진 사안에 필요한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고객 피드백이 궁금하다’는 질문이 있다면, 어떤 데이터를 확보해야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사용자의 태도나 동기와 같은 정성적인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뷰나 관찰과 같은 정성조사 기법이 더 적합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이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라면, 이는 개별 사용자의 태도나 동기보다는 실제 행동 데이터를 집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대량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설문조사나 시장 데이터, 혹은 앱 로그 분석 같은 방법이 더 적합하겠죠.궁극적으로 UX 리서치 방법론은 도구함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며, 중요한 것은 ‘망치를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결국 못이 제대로 박혔느냐’, 즉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확보했느냐입니다.


Q. 지금까지 경험한 UX 리서치 프로젝트 중 가장 어려웠던 도전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A. 지금까지 경험한 UX 리서치 프로젝트 중 가장 큰 도전이라면, 미국 시장에서 신제품을 런칭하기 위해 진행했던 조사 경험이 떠오릅니다. 약 7~8개월 동안 미국을 오가며 진행했던 프로젝트였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해외 현지 조사라는 점이었어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와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야 했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리서치를 단기간에 수행해야 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단 3주 만에 50건의 인터뷰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 해외 출장 당시 철희님의 스케줄 표 ]

또한, 팀 단위로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했고, 조사 단계별 타임라인이 촉박했던 점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 시장 조사가 끝나야만 이후 프로덕트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기 때문에, 리서치의 속도와 품질을 모두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계획과 일정 관리를 기반으로 리서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현지 인터뷰 대상자를 빠르게 모집하고, 인터뷰 진행 방식도 유연하게 조정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핵심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인터뷰 결과를 실시간으로 정리하고 팀과 긴밀하게 공유하여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희 리서처 팀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탄생된 서비스, 콴다 유니브(링크)

Q. 팀장으로서 UX리서치 팀을 이끌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A. “어떻게 하면 팀원들을 더 빛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UX 리서치 팀은 단순히 고객의 보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의사결정자를 보좌하고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 가장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습니다. 리서처의 인사이트가 의사결정자의 판단을 뒷받침하고, 그 결정이 조직의 방향을 설정하며 환경과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때 가장 가치가 빛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팀장 리서처가 리더급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의견을 개진해야합니다. 임팩트라는 것은 결국 조직의 최상단에서부터 시작되며, UX 리서치 팀장은 팀원들이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UX 리서치 팀이 단순한 지원 조직이 아니라, 조직의 전략과 프로덕트 개선을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팀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죠.


Q. 이해관계자들이 UX리서치의 가치를 잘 모를 때, 어떻게 중요성을 설명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시나요?

A. 저는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려 하기보다, 실제 조사 결과물을 통해 리서치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UX 리서치를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그 가치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장황한 논리적 설득보다는 실제 리서치 결과를 공유하며, 데이터가 제품과 사업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리서치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리서치가 제공하는 인사이트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죠.

또한, 리서치가 제품이나 사업 진행 속도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과정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정이 지연될까 걱정하는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리서치가 일정 진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여 안심시키는 것도 필요하죠.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사례 중 하나는 리서처가 주도한 현지 출장 경험입니다. 시장 조사를 기반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덕트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그 결과, 리서치가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이후 리서치에 대한 내부적인 지지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UX 리서치의 가치를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가치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리서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도 리서처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글로벌 유저 리서치 수행 시 문화적 차이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시나요?

A. 데스크 리서치를 먼저 수행한 후, 조사 대상 국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UX 리서치는 단순히 제품 사용성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과 문화적 배경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글로벌 리서치에서는 각국의 사회 구조, 교육 시스템, 기술 환경, 소비자 행동 패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조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예를 들어, 일본에서 교육 관련 UX 리서치를 수행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일본의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이라는 교육 제도를 먼저 조사해두면, 현지 사용자들의 학업 및 진로 결정 방식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이란, 특정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까지 자동적으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를 의미하는데, 이는 사용자의 학습 방식, 교육 관련 니즈, 그리고 제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접근은 단순히 인터뷰나 설문조사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피드백을 넘어, 그 피드백이 나오게 된 배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기본적인 문화적 맥락을 먼저 조사한 후, 실제 현지 사용자와의 인터뷰 및 관찰 조사를 진행하며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결국, 글로벌 UX 리서치는 “단순히 현지 사용자의 반응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 리서치를 철저히 하고,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질문 설계와 맥락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준생 조언

Q. 요즘 UX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data-driven’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UX는 특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분야라서(특히 인터뷰 같은 정성 조사에서는) 데이터를 정량화하거나 구조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 철희님은, UX 리서치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다가 예상치 못한 맹점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데이터와 정성조사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두 가지 모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데이터와 정성조사뿐만 아니라, 제3의 요소인 ’인튜이션(Intuition)’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말하는 인튜이션이란 “사용자의 행동이 인간의 본능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혹은 반하는가”를 파악하는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모션 버튼 A의 클릭률을 높이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로그 데이터 분석: 버튼 A의 클릭률이 0.01%로 매우 저조함.

  •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가 버튼이 괜찮다고 평가.

  • 인터뷰: 인터뷰 참가자 5명 전원이 버튼을 누를 의향이 있다고 응답.

이렇게 보면 사용자들이 버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은 아닌데, 실제 클릭률은 매우 낮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단순히 “더 많은 조사”를 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대신, 사용자의 행동을 인간의 인지 과정과 관심, 동기 등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분석해야 합니다.

“사용자들은 버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클릭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기의 문제인가? 쿠폰 혜택이 사용자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 인지의 문제인가? 버튼을 아예 못 봤을 수도 있다.

  • 관심의 문제인가? 버튼을 보긴 했지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 동기의 문제인가? 쿠폰 혜택이 사용자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인튜이션이 개입해야 합니다.

버튼을 다시 보니, 일반적인 CTA(Call to Action) 버튼은 보통 화면 하단에 가로 전체를 차지하도록 배치되는데, 이 버튼은 좌측 상단이라는 비정상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적 직관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감각이 없다면, 단순히 ‘추가 조사’만 반복하면서, 조사를 위한 조사를 하게 되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 해결과정이 이렇게 되겠죠.
“버튼 위치를 기존 좌측 상단에서 일반적인 하단 풀-위드(Full-width) 버튼으로 변경하고 UT를 해보자.”

UT 결과:

  • 기존 버튼: 클릭까지 평균 8초 소요

  • 변경된 버튼: 클릭까지 평균 2초 소요

결론: 버튼의 위치가 문제였으며, 디자인 수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PM/PD와 함께 실제 유저 행동을 관측하며 리서치 결과를 빠르게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UX 리서치에서 정량 데이터(로그)와 정성 데이터(설문, 인터뷰)가 불일치하는 경우, 무조건 추가 조사를 하기보다는 사용자 행동의 본질적인 이유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 대한 직관(Intuition)과 디자인적 감각을 접목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으면 “조사를 위한 조사”만 반복할 위험이 있으며, 리서치는 실행 가능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Q. 철희님이 생각하시는 ‘data-driven UX 리서치’는 무엇인가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서치를 하고 판단을 해야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데이터 기반 UX 리서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저는 먼저 UX 리서치가 본질적으로 ‘완전히’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에 최적화된 분야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데이터 드리븐이 되려면 데이터의 양이 충분히 많아야 하고, 반복적으로 검증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UX 리서치는 본질적으로 정성적(qualitative) 연구가 많고, 표본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요.

인터뷰는 많아야 수십 명, 설문조사는 많아야 몇천 명 정도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로그 데이터 분석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다루게 되죠.

그렇다면, UX 리서치는 데이터와 상충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UX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UX 리서처가 데이터를 볼 수 있는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리서처와, 그렇지 않은 리서처의 역할은 크게 달라집니다.

만약 데이터를 볼 수 없다면, 리서치는 인터뷰와 서베이 중심의 제한적인 방법론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데이터를 직접 다룰 수 있다면 정량 데이터(로그, 빅데이터)와 정성 리서치를 융합하여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고,본인의 업무 최적화도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이 유저 100명에 대한 로그 데이터 뽑아주세요”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직접 데이터를 추출해서 필요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간혹 취업준비생 분들 중에 “SQL을 배워야 할까요?” 하고 문의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 대답은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하세요. 해서 나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에요.

예를 들어, 빅데이터 팀에서 MAU 100만 명의 행동 데이터를 하루 단위로 쪼개서 분석하는 경우,
하루 동안의 행동 parameter 5개를 알고 싶다면, 데이터 크기가 3500만 개에 달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통계 분석도 중요하지만, 플랫폼 회사에서는 SQL이 더 먼저입니다.
UX 리서치 업무 속도가 빨라져요. 정성 조사와 정량 데이터를 융합하여 더 강력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UX 리서치가 진짜 ‘Data-driven’이 되려면 정량 데이터와 정성 데이터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UX리서치의 미래

Q. 최근 주목하고 있는 UX 리서치 트렌드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최근 UX 리서치의 흐름을 보면, ’백투베이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정교한 조사 설계나 화려한 보고서가 아니라, 조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가가 점점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어요.

실제로, 미국에서 발생한 UX리서처들의 대량 해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역할이라면 해고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결국, 많은 UX리서처들이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목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죠.

이를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UX 리서치 업계에서 논의되던 내용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설계의 디테일, 리포트 양식, 리서치 툴 (예: Dovetail, Lookback 등) 이런 논의들이 리서처들 사이에서는 중요하게 다뤄졌지만, 정작 조직 내에서 ‘이 리서치가 실제로 제품 개발이나 비즈니스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변화를 고려할 때, UX 리서처로서 리서치 자체보다 조직에 영향을 주는 리서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요. 

“내가 수행하는 리서치 활동이 실제 제품과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UX 리서처가 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 AI나 자동화된 리서치 툴이 UX 리서처의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 AI와 자동화된 리서치 툴은 데이터 수집과 가공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사용자 행동 로그 분석, 감성 분석, 설문 데이터 처리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들은 AI를 통해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수행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리서치의 모든 영역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아요.
UX 리서치의 핵심은 단순한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액션을 취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즉, AI는 데이터 수집과 가공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 궁극적으로 Action / No Action을 결정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 될 것입니다.


맺음말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말 있으시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A. 좋은 UX 리서처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리서치 방법론에만 깊이 매몰되지 않고, 그 이상을 바라보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리서치 결과를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변환하고,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리서처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역량에도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구조적 대화법 익히기

UX 리서처의 핵심 역량 중 하나는 사용자의 말 속에서 의미를 구조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예: “저는 이 음료가 맛있어서 앞으로 계속 먹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 볼 때도 너무 좋아요.”

태도: 긍정
의향: 앞으로도 마실 의향 있음
TPO(Time, Place, Occasion): 영화 볼 때

즉, 사용자의 피드백을 단순한 문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계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논리적 오류를 이해하고 이를 리서치 설계나 분석 과정에서 배제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2. 수렴적 사고를 익히기

UX 리서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만큼이나, 궁극적으로 실행 가능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모든 의견이 맞을 수도 있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하나의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스탠스를 가지고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매크로한 트렌드 / 시장 데이터 보는 법 익히기

UX 리서치가 항상 유저 인터뷰와 관찰 조사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유저 리서치보다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블릿 최적화가 사업적으로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맞딱뜨렸을 때,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태블릿 보급률 / 태블릿에서 주로 사용되는 앱 순위 같은 시장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즉, UX 리서치는 연역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4. 기본적인 재무제표와 비즈니스 지표 이해하기

리서치의 결과가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 “유저들은 좋다고 하지만, 그게 돈이 되는가?”

  • 단순히 유저 피드백이 긍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CAC (고객 획득 비용), LTV (고객 생애 가치), CTR, ARPU 같은 마케팅 지표를 이해해야 UX 리서치 결과가 실제 비즈니스 목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 또한, 기업의 수익성과 비용 구조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재무 지식도 UX 리서처에게 중요한 역량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인문학적 사고(역사, 인류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명확한 스탠스를 수립하는 방법 등을 익히면 업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장시간 인터뷰를 오래 진행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 또한 중요하고요. 

궁극적으로, UX 리서처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넘어, 인사이트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전환하고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깊이 있는 분석, 논리적 사고, 비즈니스 감각을 갖춘 리서처가 될수록,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철희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철희님이 운영하시는 유튜브채널과 클래스101 강의를 참고해보세요.

✅유튜브 채널명 : 리서처리(링크)
✅클래스101 – 강의명 : User/UX 리서치 실무(링크)
철희님 링크드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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