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위한 디자인>으로 살펴본 AI 시대의 리서처 (2편)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다시 묻는 사람
2026. 1. 30.
안녕하세요, 유저스푼의 리서처 지수입니다.
1편에서 《일을 위한 디자인》을 “사유의 훈련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했다면,
2편에서는 이 사유가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지금 이 시대에 더 중요해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는 도메인, 문제 정의, 판을 읽는 힘에 대해 읽을 때 계속해서 저와 팀원의 업무와 연결지어 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물을 수 있는 사람
책의 후반부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키워드는 단연 문제 정의였습니다.
저자는 문제 해결 이전에, 우리가 정말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끝까지 묻지 않으면 디자인은 언제든 기능 개선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 후반부에 저자가 가계부 서비스와 관련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가계부 쓰면서 뭐가 제일 불편해요?”
고객에게, 주변 지인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답은 늘 비슷했습니다. 입력이 귀찮다, 카테고리가 복잡하다, 자동화가 부족하다..
어느 날, “사람들은 왜 가계부를 쓸까요?”로 질문을 바꿀 때,
“저는 일기처럼 기록하려고 써요.”라는 답변을 받고 이 한 문장으로 문제 정의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합니다.
가계부를 더 이상 돈 관리 도구가 아니라, 삶의 조각을 기록하는 일기장이 될 수 있겠다는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된거죠.
어떻게 더 편하게 쓸까? 로 정의하면 → 기능 개선이 답이 됩니다.
사람들은 왜 가계부를 쓸까? 로 정의하면 → 서비스의 방향, UX의 설계 방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 책이 말하는 문제 정의의 힘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가 "가득찬 와인잔" 이미지를 생성해낼 수 없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AI가 학습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이미지가 반쯤 채워진 와인잔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프롬프팅을 해도, 와인잔이 가득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어디까지 끌어올려 정의할 수 있는지가 AI가 기능 개선과 최적화를 너무 잘해주는 시대에서 인간의 역할이 됩니다.
판은 전문성과 도메인의 합이다
책 후반부에서 저자는 “판을 읽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판은 단순한 시장 트렌드가 아니라, 전문성과 도메인이 결합된 일의 맥락 전체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판을 읽는 힘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훈련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 훈련 루프를 제시해준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관찰
언어 신호 포착
이해관계 파악
흐름 읽기
구조화
연결
시뮬레이션
메타인지
리뷰
이 루프를 반복하면서 판을 읽는 감각이 강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직업인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상화와 구조화를 언급했습니다. 정보에서 본질을 뽑아내는 힘, 흩어진 요소들을 관계로 묶어 구조를 만드는 힘. AI 시대에는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일이 어려워지기에 더더욱 이 훈련이 필요합니다.
책에서는 반복해서 “도메인 없이 사고는 깊어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표면적인 방법론이나 프레임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실제 일을 움직이는 것은 도메인 안에서 쌓인 판단의 밀도입니다.
UX 리서치 분야에서도 매우 공감되는 시각입니다. 질문을 잘 만드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질문이 어떤 업무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지를 아는 일입니다.그래서 이 책의 후반부는‘어떻게 잘 디자인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일의 맥락 안에서 사고할 것인가’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디자인을 결과물이 아니라 업무 태도로 다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구에게 필요한가
《일을 위한 디자인》 2편을 정리하며 무엇을 만들 것인가 이전에, 어떤 문제를, 어떤 높이에서 바라보고 있는가를 점검하고, 직업인이 이를 해낼 수 있는 다양한 루틴을 소개하는 책을 아래와 같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기능 개선에 익숙하지만, 서비스의 방향성에서 자주 막히는 기획자
AI를 쓰고는 있지만,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운 실무자
도메인 경험은 쌓였는데, 생각이 반복된다고 느끼는 중간 연차
“이 일이 정말 맞는 방향인가?”를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 리더
문제를 푸는 사람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는 역할로 이동해야 하는 모든 직업인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해주는 지금,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맥락을 해석하고, 판단의 책임을 지는 일.
《일을 위한 디자인》은
그 역할을 계속 맡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사고의 근력을 길러주는 책이었습니다.
2편은 여기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